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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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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인 아이의 필통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연필보다 형형색색의 예쁘장한 펜들이 가득합니다.

네임펜도 있고 형광펜에 샤프 등 낯익은 것들도 있지만,

의외로 연필은 몇 개 되지 않습니다.

연필이란 것이 부러지면 다시 깎아야 하기 때문에

요즘 초등학교 교실에 가면 연필깎기 기계가 필수로 자리하고 있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그렇게 깎는 것도 귀찮은지

연필보다는 샤프를 훨씬 선호한다고 합니다.

저학년 선생님들일수록 아이들의 바른 연필 자세를 위해

연필을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글을 쓰는 아이들은 연필보다 샤프가 훨씬 편한 모양입니다.

옛날엔 샤프가 무겁기도 하고 귀하기도 해서

잘 쓰지 못했었는데,

요즘은 종류도 다양해지고 가벼운데다가 가격도 싸서

아이들이 연필 개수보다 샤프가 더 많을 정도로 흔해 졌더라구요.

이렇게 흔해진 샤프 나쁘다고 할 탓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예쁘게 글씨를 쓰기 위해 수행하는 마음으로 연필을 깎고

바르게 잡는 연습을 한다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나무를 깎아 만드는 연필을 덜 쓰면 나무를 살리는 데도 일조할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샤프가 흔해진 이유로 쓰던 것이

디자인이 별로란 이유로 자꾸 사모으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겠죠.

샤프가 싸진 만큼 질 또한 제각각이라 쉽게 망가지기도 하니

그 또한 다른 환경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음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뭐, 연필 뿐이겠습니까?

요즘 아이들 학용품 귀한 줄 모르고 지겹다는 이유로

다 쓰지도 않고 또 사들이는 것을 예사로 여깁니다.

끝까지 쓴 공책을 보기 어렵고,

끝까지 쓴 크레파스를 보지 못했으니까요.

지금은 작은 것일지 모르나

이러한 습관은 나중에 커서도 물건 귀한 줄 모르는 아가씨가 되어

씀씀이를 키워갈지 모르니 잘 가르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