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건강<행복
가끔 아이들은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이 불행하다는 소리를 하곤 합니다.
남북으로 분단된데가 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는 불안정한 정치적 상황도 그렇고
과도한 학습량으로 힘겨운 학생들의 환경도 그런 생각을 부추기는
원인 중 하나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어른들의 입장에서 보면 배부른 투정처럼
느껴질 때가 많지요.
아이들에게 아프리카의 굶주리는 나라에 태어나지 않은 것만도
행운인 줄 알라고 하면 그런가 하고 잠시 납득을 하는 듯하지만
곧 가진 것에 대한 감사보다는 없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입이 돌출되곤 합니다.
사실 아이들이 예전처럼 배를 곯지 않고 헐벗지 않는다 뿐이지
옛날보다 척박한 환경도 없다 할 수는 없으니 일견 이해는 되는 주장이기도 합니다.
19일 사망했다는 두바이의 왕자에 대한 소문이 무성한 모양입니다.
두바이가 어떤 곳인가요?
세계 최고층 빌딩을 보유하고 사막에 거대한 최첨단 도시를 세울 정도로
부자나라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개인 재산만해도 2조가 넘는다는 사람이 심장마비로 숨졌답니다.
국가대표 승마선수를 할 정도로 건장한 청년이 말이죠.
하지만 듣자하니 신체적으로 건강했던 이 사람이
정신적으로는 그닥 건강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셰이크 라시드의 공식적인 사인은 심장마비이지만
그가 약물과 스테로이드에 중독됐으며 중독 치료를 받았다는 소문이
이미 UAE 사회에서 널리 퍼져 있었다는 소문이 신빙성 있다는 기사가
떠돌아 다니는 것을 보면 말이죠.
게다가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공개된 미국 외교 문서에 따르면
셰이크 라시드가 부친의 사무실에서 비서를 살해한 사실도 드러났답니다.
이미 고인이 되어서야 이러한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보니
돈이라는 것이 대단하긴 한 모양이다 라는 생각도 들지만
결국 그런 돈의 주인도 무너진 건강 앞에서는
그저 한 인간일 뿐이구나 싶습니다.
이집트 파라오들처럼 죽어서도 피라미드 안에
금은보화를 같이 합장하지도 않을뿐더러
설사 합장했다고 하면 그 누군가의 표적이 되어
영면하지 못하고 도굴당하기 십상일테니까요.
우리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노래를 부르는 것이
과연 무엇 때문인지 생각해 보면 부끄러운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아무리 포장을 해서 표현한다고 해도 결국은
네 옆의 친구보다 좋은 학교 가서 좋은 직장을 얻기 유리한 스펙을 쌓고
남들보다 풍족한 삶을 살기 바라는 속물적인 바람이 담겨있으니 말입니다.
다시 한 번 다짐해보려고 합니다.
아이의 행복이 그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저의 삶 역시 같은 잣대로 봐야 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