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더위
이제 더위의 정점이라는 8월도 마침표를 찍고
결실의 계절이라는 가을을 맞이하는 9월이 시작됐습니다.
이번 여름은 정말 길게 느껴졌습니다.
우리나라도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지
아열대 기후처럼 점점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더 피부로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봄이 되기가 무섭게 더위를 느끼게 되는 것도 그렇고,
열대야에 괴로운 기간이 점점 더 길어지는 것도 그런 느낌을 주기 충분합니다.
막바지 더위는 논밭의 벼와 과일들을 탐스러운 빛깔로 바꾸어 놓겠죠.
그렇게 걱정 없이 행복한 추석을 맞이하면 좋으련만…
곳곳에서 들려오는 어려움 가득한 한숨이 맘 한구석을 무겁게 누릅니다.
제발 수확을 앞두고 심술궂은 태풍 피해를 겪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렇게 위용을 떨고도 이 땅을 떠나기가 아쉬운지
어제 낮도 무척 더웠습니다.
오늘은 더위도 쫒고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릴 모양입니다.
이렇듯 사람이란 존재는 아무리 잘난 척 해도
결국 하늘 아래 작은 존재일 뿐인데,
왜들 그렇게 아웅다웅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저녁 TV 프로그램을 보다보니
동네 소상인들을 찾아다니며 강짜를 부리거나
흔한 말로 삥을 뜯는 동네조폭들에 대해 고발하는 프로그램이 있더군요.
대규모 업체는 상대하기 부담스러우니
재래시장이나 영세한 작은 술집 등을 찾아다니며
진상을 떤다는데 그런 사람들일수록 도덕적 해이가 심각해서
자기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피해를 주는지에 대한 인식자체가
희박하여 더 큰 일이라고 하더군요.
더위는 여름이 가면 한동안 찾아오지 않지만
이런 사람들은 지치지도 않고 계속 찾아와 괴롭히길 멈추지 않는다고 하니
설상가상이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막바지 무더위는 우리에게 그나마 잘 익은 곡식과
뜨거운 여름에 대한 추억이라도 남긴다지만,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조금이나마 옆을 돌아보며
살고 있는지 모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