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易地思之)
친한 친구가 모 골프장내 용품점을 오픈한지 1년이 넘었습니다.
의류도 취급하고 골프용품들을 취급하는 매장인데
가보니 다른 프로샵에 비해서 가격이 나름 경쟁력 있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친구왈 빛 좋은 개살구랍니다.
잘 모르는 분들은 인터넷에서 4~5천원이면 살 수 있는 공을
만원 넘게 받는다고 놀라시지만 매장을 운영하는데
떼어오는 물건값만 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간과하시는 것 같다고
늘 하소연이지요.
요즘은 실속 쇼핑객들이 많아서
로드샵이나 인터넷으로 대부분 필요한 것들을 구비하고
깜박하고 빼놓은 용품이나 매장에서 50% 이상 하는
행사용품에만 관심을 보이지 정작 마진율이 큰 상품은
관심 밖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저도 무슨 바지 하나 가격이 50% 세일가가 10만원이 넘냐고
비싸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니
그런 가격이 일견 이해되기도 했습니다.
매장을 해보겠다는 욕심에 입찰가를 비싸게 쓴 친구의
책임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런 매장의 물건값이 비싼 첫 번째 이유는
역시 임대료 때문일 것입니다.
어찌보면 대한민국에서 소상인으로 성공하기
녹녹치 않은 가장 큰 이유가 임대법이 건물주에게 너무나 유리하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장사가 좀 잘 된다 싶으면 임대표를 확 올리거나
세입자를 내쫓고 건물주가 직접 운영하기도 하는데
이번 불합리한 처사는 계약기간만 끝나면 인테리어 비용 및
권리금에 대해 아무런 보상도 못 받고 그냥 쫒겨나야 하는 불리한 을인
세입자의 경우가 너무나 많은 현실을 보면 너무나 자명한 일이죠.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죠.
조금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려 그 사람의 입장에서
한번쯤 생각해보려는 맘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이는 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