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같은 아이돌 공연 티켓팅
한 일주일쯤 됐을까요?
비스트의 팬이라는 조카 녀석이 이번 콘서트에 가기 위해
티켓을 확보해야 한다며 PC방에서 전화를 해왔습니다.
혹시나 모르니 집에서도 티켓구매를 함께 해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아니 집에 있는 컴퓨터는 국 끓여 먹었냐?
거긴 왜 갔는데?” 했더니
PC방 컴퓨터가 빠르다나 뭐라나 합니다.
그럼 거기서 하면 되지 뭘 또 해달라냐고 물었더니,
여기저기 부탁해놓은 것 중에 가장 좋은 자리로 낙점하려고 하는 것이랍니다.
참…
제 자식 같으면 야단스럽다고 싫은 소리라도 해줬으련만,
평소 귀여워하던 조카 녀석이라 꾹 참았습니다.
다 저녁에 조용히 쉬려는데 난데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온라인 게임에 매달리듯 광클릭질을 하게 생겼습니다.
열심히 해보기는 하는데,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티켓 오픈한 지 몇 시간 되지도 않았다는데 벌써 자리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힘들더군요.
가격이나 저렴한가 하면 그도 아닙니다.
웬만한 대형가수 디너쇼 저리가라 더군요.
그런데도 그 티켓을 구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그렇게 많다니…
먹고 살기도 힘든 세상이라지만
사춘기 아이돌 매니아들의 세상은 또 다른 세상인 모양입니다.
간신히 지정석 하나를 건졌습니다.
자리를 얘기하자 마뜩찮은지 버려 달랍니다.
좋은 자리를 선점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한 사람이 몇 장씩 확보해놨다가 나중에 나쁜 용도로
팔수도 있겠다 싶다 싶어서 조카 녀석에게 한 소리 하고 말았습니다.
전에 한 번 가봤던 틴탑이라는 아이돌들보다
조금 더 인지도가 높은 그룹이라 그런지 쉽지 않다고 소회를 얘기했더니
조카 녀석 왈
“엑소는 더할걸?” 합니다.
헐…
팬클럽이 아니면 구하기 힘들다는 아이돌 콘서트 티켓!
신이 내려야만 확보할 수 있다는 스탠딩 티켓!
영 적응하기 힘든 딴 세상 얘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