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뇌 자체의 말랑말랑함이 사라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것은 단순히 지식을 받아들이는 속도의 더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믿는 어떤 사안에 대해 다른 의견을 수용하는
열린 사고 자체가 점점 힘들어짐을 말하죠.
흔히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당신들의 과거에 대해
장황하게 늘어놓으실 때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도 있지만
이해의 부재를 넘어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은 것이
바로 그런 부분과 닿아 있습니다.
그 어르신들은 매우 도덕적이면서도 실리적이라고 확신하고 계시는데,
그 생각에 반기라도 들라치면 일단 목소리가 커지시면서
당신이 믿는 신념을 리바이벌 하십니다.
거의 난공불락의 요새를 넘는 기분이랄까요?
아무리 근거가 확실한 사실을 들이대도 묘한 왜곡의 과정을 거친 사실은
~카더라 통신으로 격하되거나 괴담으로 포장되어
휴지통에 던져집니다.
요즘의 언론 현실을 이해하는 세대별 차이를 상상하시면
쉽게 이해되지 않으신가요?
물론 모든 어르신들이 다 그렇다고 못박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많은 경험으로 현명한 조언으로
무거운 젊은 사람들의 미래를 다독여주시는 어르신들도 많죠.
그런 편협함은 연령의 문제가 아니라
기득권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오랜 세월 힘겹게 살아왔지만
찢어지게 가난했던 과거에서 지금의 풍요를 누리게 된 현실이
작금의 현실에 다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순진한 믿음이
뭔가 이상하지만 미워도 다시 한 번 하는 심정으로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참 요지경속 같은 세상입니다.
어느 순간 우리 아이들도 제가 하는 말과 생각에 대해
‘개똥철학’이라고 웃다가
고집을 넘어 아집이라 폄훼하면 어쩔까 걱정이 됩니다.
정말 쉬운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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