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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과감하게 버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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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희귀한 취향이 아닌 다음에야 대부분의 남성들은

집안에서 꼼짝마 모드를 지향하지 않나요?

 

모처럼 휴일에 쉴까 하는데 마나님의 호출이 따갑습니다.

 

이제 바야흐로 가을!

짧은 옷들이 들어가고 쌀쌀해 지는 날씨에 맞춘 간절기 옷들이

밖으로 나오고 겨울옷들까지 꺼내야 한답니다.

이런 작업은 평일에 해주시지…

 

자는 척도 한 두 시간이지 결국 일어나야 했습니다.

 

도대체 이 많은 옷들이 다 우리 집에 있었다니 신기한 일입니다.

 

4계절이 있는 우리나라 기후에 맞추려면 당연 필요한 것들인데,

쌓아놓으니 정말 엄청난 양입니다.

 

대부분 그러시겠지만 사실 들어가 있는 옷들 중 상당량은

입지도 않으면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저희 집이라고 다를까요?

 

역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옷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그 이유도 다양합니다.

예전에 비싸게 준 옷이라서,

소중한 추억이 서린 옷이라서,

조금만 살을 빼면 입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유행은 돌아온다는데… 조금 더 기다리면 입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옷 등…

또 아이들이 작년보다 훌쩍 커서 맞지 않는 옷들은

이웃들에게 나눔하려고 옆으로 빼고

이정도면 입겠다 싶어 넣으려 하자

아이들이 몰려와 검열에 들어갑니다.

 

자기들 취향이 아니라고 빼놓는 옷들이 꽤 되더군요.

이건 새 옷 같은데 왜 빼놓느냐고 하니

아이들이 이구동성 얘기하길

“엄마가 물어보지도 않고 구입한 옷들이야. 난 별로라구~”

마나님은 눈을 흘기면서도 과감하게 버리기를 택합니다.

이렇게 아쉽다고 다시 넣어놓아도 절대 입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제 마나님은 아이들 옷은 스스로 고르게 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옷뿐이겠습니까?

 

창고엔 일년에 한 번도 쓰게 되지 않는 짐들이 너무 많습니다.

언젠가는 쓸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쌓아둔 것들이죠.

오래된 아이스박스며 예전 LP판들과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모아온 작품집이나 쓰지 않는 빈 화분들 등…

한 번 시간 내서 싹 정리하자고 노래를 해온 마나님의 부탁도

한 귀로 듣고 흘렸는데 혼자 하기에는 정말 엄두가 나지 않을 법도 합니다.

 

한 주에 한가지씩만 정리하면

한 달이면 대략 성과를 거두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추석을 제외하고 앞으로 한 달은 꿀 같은 휴식은 물 건너 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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