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기사들을 훑어보다 보니 대전에서 43살 조모씨가
1200만원의 현금이 든 가방을 은행 ATM기 옆에서 발견해서
경찰에 신고했다는 사회기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진호의 지옥 같은 34시간, 파탄주의 불가, 국감소식
답답한 소식들 속에서 그나마 위안이 되는 기사라 눈여겨보게 되었네요.
남의 돈 찾아준 것이 당연하지 뭐 대단하다고… 라고 생각할 분이 과연 있을까요?
수표나 카드가 들어있는 지갑이 아니라 현금이 들어있는 가방이었습니다.
물론 은행 ATM기 옆에서 습득했으니 CCTV가 있었을 것이고
누군지 조회하면 금방 밝혀질 곳인데 그걸 가져갈 수 없었을 것이다 추론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어려운 시기 그 큰돈을 봤을 때 유혹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되었을까요?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갖고 싶을 만큼 큰돈인데 말입니다.
하지만 이 돈가방을 주인의 손으로 돌아가게끔 신고한 조모씨는
잃어버린 사람을 걱정했다고 합니다.
공교롭게도 돈을 잃어버린 정모씨의 나이도 조모씨와 같은 43살이더군요.
사무실을 운영하며 직원들에게 줄 월급이었다는데,
잃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섬뜩함을 저는 유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이던 자기가 입던 윗옷을 놓고 나왔다거나,
가방을 지하철 선반에 놓고 내렸던 경험은 다 한 번씩은 있겠죠.
그럴 때 얼마나 아쉽고 속상했던가요?
하물며 쓰던 물건도 아닌 월세방 보증금쯤 되는 큰돈을 잃어버렸다면
속병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을 일입니다.
모르긴 몰라도 정모씨는 조모씨에게 절이라도 넙죽 하고 싶을 만큼
고마운 마음이 컸을 것입니다.
어쩜 두 사람은 앞으로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좋은 친구가 될지도 모르죠.
어차피 내 것이 아닌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런 선행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싶었을 것이고 선뜻 실행에 옮길 수 있었겠죠.
그 당연한 일이 사회적으로 찬사를 받을 선행이 되어버린 세상!
씁쓸한 사회의 단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모씨와 같은 분들이 있음에
그래도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구나 위안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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