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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가족간에도 초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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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정말 많은 사진을 찍어줬습니다.

매일매일이 똑같은 것 같지만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이 신기하고 예뻐서

더욱 더 많이 찍게 되었던 것 같아요.

 

디지털카메라가 등장하면서 필름현상이라는 제약이 없어졌으니

거리낄 것이 없었습니다.

 

사진기록을 CD에 담아 보관해도 되었지만

저는 앨범을 한 장 한 장 넘겨보는 재미가 쏠쏠해서

아내가 귀찮거나 말거나 예쁘다 싶은 사진은 마구 현상을 했습니다.그 덕분에 아이들별로 앨범이 현재까지 10권이 넘습니다.

결혼이라도 할라치면 따로 가져가야 하니

함께 찍은 사진이라면 똑같은 사진을 꼭 3장씩 현상했습니다.

그래야 싸울 일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아이들이 사춘기를 맞으면서 저의 이런 즐거움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카메라만 들이대면 짜증을 내고 절대 찍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초상권 침해’라는 어마어마한 명목을 들고 말이지요.

 

하나 둘 여드름이 나기 시작하는 얼굴에 대한 콤플렉스에 기인한 것이니

이해를 하는 부분이 일견 없는 것도 아니나,

너무 사진 찍히는 것에 대해 정색을 하다 보니

이러다간 10대 중턱을 넘는 시기의 모습은 하나도 못 남길까

조바심조차 나려고 하네요.

 

어렸을 때야 개인 블로그 등에 아이들의 모습을 허락도 없이

마구 올려 개인적인 만족감을 느끼곤 했지만,

지금은 비공개로 하고 기록으로만 남기자고 해도

매정하기만 합니다.

 

굳이 아이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사진을 찍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서운한 맘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오늘도 또 하루가 가고

그만큼 아이는 자랐을 것이고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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