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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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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친구와 모임에서 마신 술의 양으로 한바탕 설전을 치뤘습니다.

저의 건강과 내일의 일을 걱정하는 마눌님과

그 상황에서 분위기를 흐리고 술잔을 엎어놓는다는 것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제가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살짝 언성을 높였던 것이지요.

 

결혼하고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배우자와 하나의 사건과 현상을 두고 이야기를 하려하면

부딪히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화성남자 금성여자라고 불릴 만큼 그 사고구조가 너무도 다른

남녀의 차이에 기인한 것이겠지요.

 

뭐 꼭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닐진대

(현실적으로 그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 여깁니다…)

그냥 서로를 존중하면서 지나친 간섭하지 말고 믿음을 바탕으로 살면 되는 것 아닌가?

저의 생각은 그런데 마눌님은 좀 더 디테일하고 자상한 일면을 바라는 모양입니다.

 

어쩌면 구조적으로 바깥일과 안의 일을 잘 해내는 과정에서 생긴

다름에 대한 차이가 아닐른지요.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숲처럼 전체적인 그림은 눈에 들어오지만

바로 옆의 소나무가 어떤 병충해를 갖고 있는지는 모르는

남자들의 속성과,

내 농작물 옆에 기생하는 잡초들을 잡아 뽑고,

마른 논에 물을 대어 벼가 마르는 것은 막을 수 있지만,

전체적인 농산물 수급에 대해서는 잘 모를 수밖에 없는 농부 같은

여성들의 처지가

다르다는 것은 어쩜 너무도 당연한 것 같습니다.

 

부부간의 덕목 중에 믿음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다름에 대한 인정이 선행되어야

생길 수 있는 덕목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다른 것을 내가 바라는 모양으로 만들려고 애쓰는 시간보다

그 다름을 인정하고 적절한 선에서 타협하는 것이 훨씬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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